언빌트 아키텍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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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의 도쿄신국립경기장 설계경기(2012) 당선작. 규모 등 문제로 논란이 되어 수정안까지 만들어졌지만 반발 여론에 근거해 당시 수상 아베 신조가 설계경기 원점 재검토를 선언함으로써 계획안으로만 남게 되었다. 자하 하디드는 일본 언론에서 흔히 ‘언빌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로 거론된다. via 準建築人手札網站 Forgemind ArchiMedia at Flickr

건축가라는 공간 디자이너가 그 디자인 공간을 실현하는 것은, 의뢰인이 있고, 의뢰인의 자금으로, 의뢰인이 어떤 용도로든 사용하기 위한 건축공간을 구축하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이러한 점을 속박으로 여기고, 속박에서 벗어나 디자인 공간 실현에 대한 고집은 버리고 드로잉이나 사상을 발표하는 건축가가 나타나고 있다. 그 사람들을 언빌트 아키텍트라고 부른다. 이소자키 아라타는 저서 『UNBUILT 반건축사』(2001), 『건축의 해체ㅡ1968년의 건축 상황』(1975)에서, ‘디자인 공간의 실현을 수반하지 않는 건축 사상가 = 언빌트 아키텍트’로서, 프로젝트에서의 작품 저작이나 발표·강연 등으로 생계를 꾸려나갈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이소자키는 앞서 언급한 저서에서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도래와 그 붕괴, 비구축계 건축의 출현을 예측하고 있다.

UNBUILT 반건축사』, 이소자키 아라타, TOTO, 2001

세계에서는 보스턴건축가협회가 주최하는, 그 이름도 〈BSA 언빌트 아키텍처 디자인 어워즈〉와 같은 미완의 작품·공상 건축 작업을 표창하는 상도 있다.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작품은 선발 대상에서 제외되며, 계획이 도중에 푀기된 프로젝트나 가상의 프로젝트가 응모 대상이다.

역사적으로 건축가는, 개인차도 있지만 대체로 그림은 잘 그렸고, 이른바 유토피아나 선견지명의 건축 프로젝트 등을, 드로잉 등과 같은 도면의 조작으로 작품을 발표해 정치, 세계, 문화 등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성과 정치성은 건축가의 필수 아이템이다.

언빌트 아키텍트라고 부르는 건축가 또한, 나름대로 예술로서의 건축을 구상하는 건축가로서 평가하는 전통이 있으며, 일본에 비해 기사(자격증 보유자)가 아닌 건축이나 도시의 종합 프로듀서라는 측면이 외국 여러 나라에서 강하고, 이런 건축가는 아키텍처 라이팅(글쓰기)을 중요한 도구로 발휘하고 구상하고 있는 비전도 시대에 지나치게 앞서서, 실물 건축을 건설할 기회에서 소외된 유형의 건축가를 (높게) 평가하는 관습이 있다. 도시계획과 건축은 일체적으로 이야기되며, 환경 문제도 잘 아는 것이 건축가로 여겨진다. 그 시대를 앞서간 건축 비전 등, 실물을 지어본 적이 없어도, 전 세계의 건축가·건축계로부터 평가받는 아키그램은 2002년에 RIBA(영국왕립건축가협회) 골드 메달을 수상했다.

이러한 언빌트 아키텍트로 꼽히는 건축가로는, 위에 기술한 아키그램 외에, 마리오 간델소나스, 존 헤이덕, 슈퍼스튜디오, 프레데릭 키슬러, 레베우스 우즈, 마시모 스콜라리, 프랑코 푸리니, 콘스탄트 니우엔하위스, 엘리자베스 딜러+리카르도 스코피디오, 요나 프리드먼 등이 있다.

다만 이들은 모두 이전에 건축 실무에는 종사했거나 자신의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지은 건 적지만 같은 부류다. 스케치나 드로잉, 모형으로만 작품 발표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은 실물이나 설계도면보다도, 스케치나 드로잉으로 발표된 신규의 건축 비전이 현실의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다니엘 리베스킨트, 자하 하디드, 닐 데나리, 아심토트 등 오랫동안 건축을 실제로 만들 수 없었던 사람들도 과거에는 언빌트 아키텍트로 간주되어 비슷한 활동을 했고, 또 공개된 건축설계경기에서 발표된 설계안이 주목 받아 빛을 본 경우도 있다.

이러한 건축가는 탈구축주의 건축계의 건축가라는 식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해서는 이리에 토오루가 「전람회ㅡ디컨스트럭티비스트(해체주의) 아키텍처와 그 배경」(일본건축학회계획계논문집 제551호, p.329-334, 2002)이라는 논문에서 「탈구축주의의 건축전」 등을 참고하여 그 배경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구로카와 기쇼도 데뷔작은 신문에 (알려진 것이) 하나도 없지만, 계획안을 통해 국제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로 소개되어 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다소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프랑스 혁명기의 에티엔느 루이 불레와 아르케스낭의 왕립제염소 실제 작업이 있는 클로드 니콜라 르두 또한 혁명 후 실제 작업에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그 후 환상적인 계획안을 남겼고, 이것들이 주목을 끌었다. 또한 런던 동물원 가금사(家禽舍)를 설계한 세드릭 프라이스나 레온 크리에, 다그마 리히터, 건축평론에서 활약한 마이클 소킨 등도 실제 작업은 적고, 실제 작업보다 (계획)안이나 드로잉 쪽이 알려진 케이스로 볼 수 있다.

건축가가 구상 단계에서 그리는 드로잉에 대해, 미우라 타케노리가 저술한 『일어나지 않은 세계에 대한 이야기 – 언빌트 드로잉』(2010)에서 실제로 실현되지 않은 “언빌트 드로잉”을 테마로 하고 있다. (이 책에서)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26명 건축가의 드로잉이 다루어진다. 저마다 저자 특유의 흥미로운 글귀들이 곁들여져 있는데, 그림의 구상만 하고 실물이 없다는 것은 다양한 상상과 망상을 하기 쉽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 언빌트 키워드 관련 한국 도서 : 『건축-지어지지 않은 20세기 UN Built 20th Century』(전 10권), 봉일범, 시공문화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