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린가로스의 『건축론』


니코스 살린가로스의 『건축론』 표지. via Wikimedia Commons

니코스 살린가로스의 『건축론』은 2006년 (독일) 졸링겐, 움바우-펠라크 출판사에서 ISBN 3-937954-07-4으로 출판된, 건축에 관한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책이다. 케네스 G. 마스던 2세, 던컨 G. 스트로이크, 마이클 블로우하드, 딘 A. 다익스트라의 빛나는 표지 안내문. 찰스 왕세자의 서문(preface), 케네스 G. 마스던 2세의 서문(foreword). 이 책은 시니어 건축 스튜디오 수업을 가르치기 위해 이전에 출판된 글들을 재작업한 것이다. 12개 챕터 중 4개는 원래 공동 집필한 것으로, 공동 저자로는 마이클 메하피, 테리 미키텐, 데보라 테하다, 힝-싱 유 등이 있다.


독창성

이 책은 사회문화적 현상을 과학적 모델로 설명하려는 최근의 움직임에 합류한다. 진지한 함의를 담은 대중 과학 저술로 이러한 일반적인 노력에 앞장선 작가들로는 리처드 도킨스(1941-), 스티븐 핑커(1954-),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1929-2021) 등이 있다. 브누아 망델브로(1924~2010)가 20세기 건물보다 전통 건축이 본질적으로 프랙탈적이라고 언급한 이후로, 사람들은 건축 형태를 수학적 용어로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흥미를 가져왔다. 자연 구조의 프랙탈 특성은 지형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며, 사람들은 전통 건축이 풍경과 더 잘 어우러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살린가로스는 『형태의 합성에 관한 노트』, 『패턴 랭귀지』, 『질서의 본질』을 포함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1936~)의 작업을 기반으로 한다. 살린가로스는 알렉산더와 수년간 협력했으며, “질서의 본질”의 편집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스케일링의 수학적 법칙을 제안하고, 건축에서 프랙탈의 필수적인 역할을 주장하며, 보다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세분화 간의 일관성을 위한 규칙을 설명한다. 사실상 이것은 전통적인 예술적 원천이 아니라 과학에서 비롯된 독창적인 미학적 규칙이다. 하지만, 알렉산더와 마찬가지로, 살린가로스는 이 디자인 이론이 인간이 진화하여 인식하게 된 것과 더 밀접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디자인에 접근하는 많은 혁신적인 과학 기반 방법을 소개하고, 이미지어빌리티1에 기반한 추상적이거나 형식적인 방법에 반대한다.


영향

찰스 왕세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살린가로스를 “아주 흥미롭고, 아마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새로운 사상가”라고 썼다. 찰스 왕세자를 비방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고전 건축에 관한 것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른다. 찰스 왕세자와 마찬가지로, 살린가로스는 이슬람 건축의 열렬한 찬미자이며, 그가 제시하는 디자인 이론은 고전주의, 이슬람 또는 기타 토속 또는 전통 건축에도 똑같이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살린가로스의 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건축 학교 강좌에 사용된 교재와는 매우 다른 건축 및 디자인에 대한 견해를 제시한다. 그는 오늘날의 건축 교육이 그가 ‘자동적으로 비적응성과 지속불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모델에 계속해서 무비판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한 비판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을 넘어설 수 있다면, 디자이너들은 건축 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위한 많은 유용한 자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학자 K. Sorvig와 J. Quillien은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제이콥 브로노프스키(1908~1974)의 정신이 니코스 살린가로스의 작업에 스며 있다. 『건축론』은 우리를 어려운 질문의 핵심으로 직접 안내한다. 살린가로스는 수학, 열역학, 다윈주의, 복잡성 이론 및 인지 과학을 사용하여, 건조 환경의 미적 형태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명확히 하고 형식화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그는 자연의 스케일링 규칙에서 파생된 문화 간 보편성이 건축에 대한 인간의 감상을 지배한다고 가정한다.”

건축가이자 교육자인 아쉬라프 살라마는 다음과 같이 소견을 말했다: “이 책은 건축 교육자들에게 큰 가치가 있다. 그것은 건축 교육에 내재된 몇 가지 오해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 … 지식은 일반적으로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일반화가 그들이 설명하는 현상의 행동에 대한 느낌을 전달하지 못하는 회고적인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고(故) 도날드 쇤(Donald Schön, 1930~1997)은 1988년 이 견해를 강조했다 … 이 책은 학생들에게 스타 건축가들의 작업에 대한 레디-메이드(기성품) 해석을 제공하기보다 건축의 진정한 본질에 관한 이해에서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것은 놀라운 작품이며 나는 (이 책을) 전 세계 건축 학부 및 대학원 프로그램에 도입된 이론 과정의 훌륭한 교과서로 건축 교육자들에게 제안한다.”

각 챕터들은 여러 다른 언어로 번역되었다.


주요 주제

진화론자 프로세스

디자인은 두 가지 방식으로 진화한다: 건축가의 마인드 안에서 최종 개념을 향해 진화하는 것, 그리고 현장에서 건설되는 건물 유형의 변형에 의해 진화하는 것. 진화론자 프로세스는 디자인과 건축 유형의 진화(또는 지속성)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살린가로스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설계의 진화 방식을 결정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세부 모델을 설명한다. 그의 핵심 관심사는 경쟁하는 변종들 사이에서 선택의 기준을 이해하는 것이다: 선택은 인간의 필요에 따른 적응에 의해 주도되는가, 아니면 임의의 이미지에 대한 일치를 기반으로 하는가? 각각에서 어떤 유형의 건축이 도출되는가?

살린가로스는 건축 유형과 디자인 요소가 사회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리처드 도킨스의 작업, 특히 밈 모델을 활용한다. (이는) 혁신적인 응용이지만, 모더니즘적, 포스트모더니즘적 및 해체주의적 건축 양식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비판의 근간이 되는 혁신이다. 살린가로스는 그것들(이즘들)이 실제로 적응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것들이 본질적으로 가치 있는 특성 때문이 아니라 광고 CM송의 방식으로 사회에 전달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주장을 살펴본다.

복잡성

살린가로스는 시각 정보의 조직을 측정하는 양인 건물의 “life” 정도를 추정하기 위해, 조직화된 복잡성 모델을 사용한다. 그의 모델은 열역학 과정의 물리학에 대한 유추를 기반으로 하며, 허버트 A. 사이먼(1916~2001)과 워렌 위버(1894~1978)의 초기 연구를 확장한 것이다. 이 용어는 생물학적 형태와의 유사성에서 비롯되었다. 살린가로스는 “조직화된” 복잡성과 “조직화되지 않은” 복잡성을 구분하고, 더 나아가 전자의 타고난(생물학적 기반) 긍정적 이점을 주장한다.

적어도 전통적인 건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살린가로스의 “life” 척도와 건물에서 인지되는 life 사이의 상관 관계가 높다. 반면에 미니멀리즘적 및 해체주의적 건물은 평가가 매우 낮으며, 이는 대부분의 건축가들과 논쟁의 여지가 있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는 『질서의 본질』 제1권에서 살린가로스의 결과를 재현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생활 구조의 본성을 고려하여 단순하게 구성된 산술 함수가 아무리 조잡하더라도, 이런 종류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질문 자체가 백만 배 더 미묘할 수 있지만, 생활 구조의 life의 정도에는 분명히 실재하고 궁극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음을 보여준다.”

창발 및 증거-기반 디자인

살린가로스는 건축(또는 적어도 그가 “적응형”이라고 부르는 건축)을 창발의 특징적인 현상으로 설명한다. 현대의 건축적 사고가 최근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 책은 이 분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오늘날 건축 이론이 건축적 공간과 의미를 등한시하여 좁은 시각으로 퇴보하고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이다. 보다 폭넓은 담론을 제안하기 위해, 현대의 이론가들은 다시 한 번 현상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와 살린가로스는 현상학이라는 제한된 철학적 도구를 넘어 증거-기반 결과를 도출했다. 증거-기반 설계는 병원 및 의료 시설과 같은 치유 환경의 혁신적인 디자인에 이미 사용되고 있다. 밀레니엄 말기에 과학 연구의 혁명이 주도한 다른 분야의 지적 발전과 병행하여, 살린가로스, 알렉산더 등의 저자들은 실험 결과로부터 건축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러한 주장은 현재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이 동물 및 식물과 같은 다른 생물체에서 발견되는 구조에 대한 인간의 본질적이고 유전적 소인(성향)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인 바이오필리아를 적용하는 건축가 그룹에 의해 채택 및 보완되고 있다. 바이오필리아 디자인의 주요 연구자들은 살린가로스의 작업, 특히 이 책의 챕터를 참조한다.

패턴 랭귀지

살린가로스는 크리스토퍼 알렉산더가 처음 소개한 ‘패턴 랭귀지’를 개발하여 건축과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 패턴 언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패턴 조합을 설명하는 영향력 있는 논문 「패턴 랭귀지의 구조」를 썼다. 이것은 소프트웨어와 건축 및 도시 디자인 모두에 적용된다. 『건축론』에서, 살린가로스는 패턴 랭귀지와 형태 언어가 어떻게 적응형 설계 방법론으로 결합되는지 보여준다. 이 논의는 상당히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현대 건축 이론에서 볼 수 있는 철학적인 논의보다 진화형 하드웨어와 더 많은 공통점을 지닌 디자인의 과학적 기초를 파헤친다.

프랙털 마인드

이 장은 우리의 정신이 건축 형태를 어떻게 인지하고 구상하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프랙털 및 기타 조직적 메커니즘이 지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가정한다. 그런 다음 인간은 정신이 작동하는 방식에 따라, 프랙털적이고 조직적인 구조를 선호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현대 진화 생물학자들은 진화가 자연 환경의 기하학에 의존하며, 따라서 생물학적 구조 및 형태와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선택이 특정 모양과 구성을 선호하도록 정신을 형성했다는 견해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기하학적 근본주의

이 책에서 “기하학적 근본주의”라는 문구는 마이클 메하피(1955-)와 살린가로스가 현대 건축의 추상적이고 획일적인 형태의 지배를 도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다.구축하기 쉽기 때문에, 이러한 간단한 유형들은 전 세계적으로 전승되어 현재 세계 건축을 지배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스타일(국제 양식)의 강점 중 하나는 디자인 솔루션이 위치, 부지 및 기후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적 조형이 특정 지역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자유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건조 환경은 지속가능성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밈 인캡슐레이션

이 책은 또한 사회적 밈 안에 포함된 건축적 밈을 설명하기 위해 “인캡슐레이션(캡슐화)”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 모델은 그러한 밈 복제가 인간 문화를 모델링하며, 건물과 도시 유형이 유용성 이외의 다른 이유로 확산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승되는 유형은 캡슐화한 것이 더 매력적이라는 주장이 있다. 살린가로스와 테리 미키텐은 캡슐화가 건축 밈의 생존과 번식을 돕는다고 제안한다. 특히, 클라이언트가 정신 건강과 웰빙의 감정을 증진시키지 않는 특정 밈을 재생산할 수 있게 하는 (비실용적일 수 있는) 건축적 패션(유행)과 같은 현상은 캡슐화가 그 안에 포함된 밈의 복제를 돕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토착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적응형 건축 유형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라벨(충분히 “진보적”이지 않다)로 캡슐화되어 있기 때문에 종종 회피된다. 밈의 캡슐화 및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설명하기 어려웠던 많은 건축 현상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 이미지어빌리티 : imageability. 형태, 컬러, 배열 등 장소나 공간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불러 일으키는 물리적 요소들의 특정 특성을 의미함. 케빈린치가 “Image of city”에서 제시한 개념. via 대한건축학회 온라인 건축용어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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